죽음 문턱, 투옥, 대통령 …“파란만장 85년, 후회는 없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 최종회]

2023-10-31 2,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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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육성 회고록 〈최종회〉
  1998년 6월 16일의 일이다. 당시 83세의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500마리의 소떼를 이끌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감동적인 장면을 펼쳤다. 나, 김대중(DJ)이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이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는 “행인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서는 강력한 바람보다 햇볕이 효과적”이라는 공감대를 끌어냈다. 햇볕정책의 실행을 고민하던 차에 정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이 물꼬를 터줬다.
 
소떼 행렬에는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이 남북 간에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교류의 장(場)으로 승화하는 역사적 의미가 담겼다. 햇볕정책의 미래와 가능성이 엿보였다. 북한이 한겨울에 따뜻한 햇볕을 쬐고 장갑 한 짝 겨우 벗은 정도였지만 말이다.
 
그러나 소떼 방북 두 달 뒤 북한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대포동 1호’ 미사일을 쐈다. 북한 최초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였다. 1550㎞를 날아간 뒤 일본 북동쪽 750㎞ 떨어진 태평양 공해 상에 떨어졌다.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한이 하와이 등 미국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대포동 발사에 이어 ‘금창리 지하시설 핵 의혹’까지 덮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영변 북방 40㎞ 지점인 금창리에서 핵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지하시설이 포착됐다”며 북한의 핵 재개발 의혹을 보도했다.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킨 94년 미국과 북한 간의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는 것이다.
 
그해 11월 ...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3780?cloc=daily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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